<<꿈의 해석>>에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꿈 사례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르마 주사 꿈’은 그 중 가장 먼저 등장하는 프로이트의 꿈입니다. 이 글은 바로 이르마 주사 꿈을 다루고 있습니다. <<꿈의 해석>>에서 프로이트는 이르마 주사 꿈을 상세히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해석 도우미로 자처한 이유는, 내가 처음으로 <<꿈의 해석>>을 접했을 때 느꼈던 난감함 때문이었습니다.
<<꿈의 해석>>은 제가 가장 처음 접한 ‘고급’ 인문학 서적이었습니다. 이른바, 대학생을 위한 추천 도서 100권 중 한 권이었지요. 백 권 중에서 하필 <<꿈의 해석>>을 고른 이유는, 꿈이라고 쉽게 생각한 것도 있었고 20세기를 이끈 위인이 왜 ‘꿈’을 소재로 글을 썼을까, 라는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첫 장 첫 문단을 읽고 나서 도전의 마음을 굳혔죠. <<꿈의 해석>> 첫 문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이 글에서 꿈을 해석할 수 있는 심리적 기술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방법을 적용하면, 모든 꿈들이 의미 있는 심리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과 꿈이 각성시 정신 활동의 일부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꿈의 해석>>을 읽으면 금방 꿈 해석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도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 후로도 몇 번 시도해 보았으나 완독조차 어려웠습니다. <<꿈의 해석>>은 단순히 꿈만 다룬 책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니,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신분석의 기본 개념들을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했던 겁니다. 사전 정보 없이 이 책을 읽는 것은 맨땅에 박치기하는 일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프로이트를 <<꿈의 해석>>으로 접한 저는 그걸 꿈에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저는 스무 살 그 시절을 떠올리며 ‘이론이나 개념 없이 꿈을 해석하는 일은 정말로 불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스무 살 저와 같은 마음으로 <<꿈의 해석>>을 시작하신 분, 프로이트식 방법으로 본인의 꿈을 해석해 보고 싶으신 분, 프로이트라는 거대한 산을 다 살펴보기보다 ‘꿈’이라는 작은 산을 산책하는 것에 만족하시는 분...이런 분들을 위해 저는 프로이트의 꿈 사례 딱 하나를 선택하여 쉬운 언어로 풀이하고자 계획했습니다. 이론이나 개념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프로이트의 내면을 탐색하는 것, 그 결과를 지금 여기 우리의 꿈과 내면에 적용할 수 있는 첫 발판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이상적인 목표입니다. 물론, 이상과 현실은 다르며 제가 바라는 목표가 이루어질는지 장담할 순 없습니다. 다만 작년 한 해는 저에게 집요한 한 해였고 그 결과가 여러분에게 오롯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해석 도우미 고 도는 정신분석과 상담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인간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위로해 주는 모든 상담기법에 관심이 있으며 인간 정신에 대한 대통합 이론이 출현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일반인입니다. 프로이트의 꿈과 개념을 정신분석 외의 다양한 심리 이론들과 혼합해서 이해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